그는 대재기가 끝날 무렵과 부활제 주간까지 죽 병원에 누워서 보냈다. 차츰 회복기에 들어서게 되자 그는 아직 열에 들떠 헛소리를 하고 있던 때의 꿈을 상기시켰다. 그는 병중에 이런 꿈을 꾸었던 것이다. 아시아 대륙에서 유럽을 향해 퍼져 오는, 지금까지 듣지도 보지도 못한 어떤 가공할 만한 전염병 때문에 전세계가 희생될 운명에 직면했다. 몇 명의 극히 소수의 선택된 사람들을 제외하고 인류는 죄다 멸망하지 않으면 안되었다. 인체에 파고드는, 현미경적인 존재인, 일종의 새로운 선모충(旋毛蟲)이 출현한 것이다. 그런데 이 생물은 지능과 의지가 부여된 정령(精靈)이었다. 그래서 그것에 걸린 사람들은 이내 귀신에 홀린 듯이 미쳐버리고 마는 것이었다. 그러나 인간은 여태껏 이것에 전염된 환자들 만큼 자기자신을 확고부..